요즘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.
기분 나쁜 일이 생기면 그냥 넘기려고 하지만 부모와 관련된 일은 어쩐지 서러워진다.
얼마전에 추석이었고 집에 갔었다.
물론 좋은 말이라고 한거겠지만, 난 이제 겨우 서른인데 이런 말을 들어야 했을까.
"요즘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 불가능해. 평판 나빠지지 않도록 언제나 조심하고 조심히 행동해."
아니 내가 아빠가 힘든 상황에 있을 때 무슨 소리 하는거 봤냐.
네 나이는 뭐라도 할 수 있고 뭐라도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며 인생에 힘을 실어주진 못할 망정 대체 뭘까.
그리고 난 언제나 싸우는 인생이었지 단 한번도 평탄한 인생을 살아본 적 없는데요.
작년의 아빠는 분명 나에게 "네가 하는 게 사업이냐. 그 정도 돈 버는 게 무슨" 이라고 했었다.
대충 둬도 돌아가는데다가 내가 먹고 살 만큼 벌고 손 한번 안 벌리고도 잘 사는 것 같으니 두더라.
대학에 들어갈 때도 사람들이랑 잘 지내라고 했고,
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때도 사람들과 잘 지내라고 했지.
그 말을 듣지 않은 덕에 난 잘 자랐다.
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.
난 물론 아빠의 인정이나 칭찬 같은 거 없이도 잘 살아왔고 잘 자랐다.
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.
만약 내가 하는 어떤 일에도 지지와 응원을 보내는 부모를 만났다면 어땠을까.
아빠라면 무조건 좋아죽는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내 인생은 어땠을까.
난 왜 이런 부모밖에 만나지 못했을까. 밖에서 보면 뭐하나 흠잡을 것 없는 부모처럼 보이겠지만.
그런 생각이 가끔은 든다.
뭐 딱히 중요한 생각은 아니고 해봤자 소용없는 생각이지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