많은 것이 지나갔다.
어떤 한 시절이 휙 지나간 기분이다.
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
또 어떤 것을 열심히 했다.
분노를 하고 사랑을 하고 절망을 하고 울고 웃었다.
시간은 지나갔고 나는 그만큼 크거나 또는 작아졌다.
작아지고 또 어떤 것을 작게 접는 방법을 배웠다.
어떤 것은 굳이 펼쳐놓지 않는 것이 더 좋다.
붙잡을 수 없지만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싶다.
물 한방울도 아끼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.
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지 몰라.
그래도 하는 척이라도 한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.
6월 11일 애랑이 하늘에서 생활을 한지 8년.
다른 누군가의 장례식에 다녀왔다.
아프지 않길 바라며 산다.
소중한 사람들과 소중한 고양이들이 있다.